Married life & Thoughts

'데이트/결혼 이야기/빨주노초파 남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1.26 느리고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4
  2. 2007.01.10 주인장과 결혼하는 그녀의 첫 글. 5

제가 결혼할 분께서 저에게 이런 폴더를 하나 마련해 주셨습니다.

폴더 이름이 저런 이유는.. 제 이름이 남.보.라.이기 때문이고..
어렸을 때부터 '어, 이름이 무지개 색깔이네~'하는 되도 않는 얘기들을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 저 그 말 무지 싫어했거든요.

그러나 제가 싫어하던지 말던지 이렇게 폴더 이름을 만들어주신 그분께 감사(?)를 드리며.ㅋ



결혼이란걸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준비를 많이 하시겠죠.
이것저것들 사야 할 것들도 많고, 집도 구해야 하고, 이리저리 인사도 다니고, 사람도 만나고..
놀고 있는 백조의 입장이지만 다가오는 시간의 압박이 만만치 않습니다.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은 더 정신이 없겠죠..

그러면서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내 마음은 얼마나 물리적 시간의 속도를 따라가고 있을까..
이제는 다시는 오지 않을 미혼의 이 때를
나는 어떻게 보내고 있는걸까..

이제 평생을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어머니로, 또 며느리로, 시어머니로, 장모로,
남자들은 남편과 가장으로, 아버지로,
이렇게 살아가게 될텐데..
이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이 내 이름 석자를 가리고 내 정체성을 점령할 날이 머지 않았군요.

자신 있으세요?

더이상 자연스럽게 사랑할 자신이 없는, 내 앞에서 더이상 우아하지도 어여쁘지도 않은 내 배우자와 일상을 공유하고, 일상속에 작은 이벤트들을 만들어가고, 나보다 별로 나아보이는 것 없는 이 사람을 존경하고 존중하고 인정하는거..



저는 사실.. 많이 떨립니다.
아주 많이 떨립니다.
이 떨리는 마음이 내 마음에 가득할 때는 몇시간이고 멍하니 있게돼요.

결혼을 한달정도 앞두고 제 상태는 별로 안좋습니다.
거의 뭐.. 제정신이 아니라고 해 두죠.-.,-
하루에도 몇번씩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과, 그로 인해 종잡을 수 없는 나의 행동(거의 광년이 수준..??), 그리고 먹어도먹어도 계속 배고파 하는 욕구불만의 상태...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응석으로 저와 결혼할 그 분을 달달달 볶아댑니다.
(참고로 제 욕구불만의 수준은, 어제 넷이서 크림소스스파게티와 해물그라탕, 닭가슴살셀러드, 바베큐 모듬요리를 먹고 홍차까지 한됫박 마시고 헤어져서는 또 배가 고프다고 보채서 포장마차에서 잔치국수를 한그릇 먹은... 그 정도의 수준...ㅜㅠ)

덕분에 그는.. 직장에서 낮에 내내 시달리다가 저녁때는 저에게 시달리는.. 아주 고달픈 삶을 살고 있죠..아하하하--;;;;;




결혼준비가 마냥 행복한, 아니면 서로 일이 바빠서 이런 고민을 멍하니 할 시간조차 없는 분들은 이 글을 읽어면서 '얘 뭐야~' 이러실 듯하고.. 저처럼 시간이 얼추 남고 성격이 까칠까칠한 분들은 읽으시면서 공감을 하실지도..ㅎㅎ
그러나 어떻게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던 결혼, 그리고 결혼생활이란 마음을 굳게 먹고 덤벼야 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 합니다. 살다 안되면 말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하루의 시간들은 너무 지루하고 지치고(제가 이런 백조의 삶을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이제까지는 잘 몰랐습니다. 이렇게 순도 100%의 백조생활은 첨이거든요.;;) 느리게 흘러갑니다.
그런데 날들은 왜이렇게 빨리 가는지.. 아무일도 안하고 안방다리 하고 앉아있는 저를 시간이 번쩍 들어옮기는 듯한 기분입니다. 아구 무서워....

네.. 안녕하세요.. 저는 이 블로그의 주인장과 결혼하게 될 사람입니다..
(갑자기 'sbs 연예시대'의 대사중에 이하나가 공형진 옆에 찰싹 붙어서 '저요? 울 자기의 자기에요'라고 자신을 소개하던 장면이 떠오르는군요.. 아시는 분들만 아시기를.. ^^;;)
 
12월까지 일을 하다가 일을 안하고 집에 눌어붙은지 2주째가 되어가는 백조구요.
완벽한 폐인모드를 훌륭히 재현하고 있죠. 아하하하.
어제 외출시간 20분.. 회사가 끝나고 저와 제 동생이 살고 있는 자취방으로 온 그와
저녁을 먹으러 간 후에 귤을 사러 나간것이 외출의 전부입니다.

추리닝바지에 산발머리를 하고 밤공기 좋다고 촐싹거리는 저를 보며 그가 하는 말 :
'일 끝나고 집에 와서 강아지 산책시키는 거 같어.....'
에헤헤헤헤헤 --;;;

워낙 꼼꼼한 성격의 남자친구를 둔 탓에 제가 결혼준비를 하면서 할 일이 그닥 없습니다.
하고싶어하지도 않고..
아 물론 결혼은 대략 하고 싶습니다. 오해마시길.^^

현재 설정된 상황에 맞게 폐인모드에 너어무 익숙해져버려서
큰일입니다.

암튼.. 이 블로그에 글이란 이렇게 쓰는거군요.. 앞으로 자주 써야지..ㅎ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고로 저희 둘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제까지 올린 사진을 보니까 너무 잘나오고 평범한 사진들만 올린거 같아서.. 저희의 성격을 짐작해보시라고 올립니다. 나름 귀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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